생각하는 중등수학 ⑭
함수는 왜 ‘기계’처럼 설명될까?
함수를 처음 배울 때 이런 설명을 듣는다.
“x를 넣으면 y가 나온다.”
그리고 곧 이런 그림이 등장한다.
- 상자 하나
- 화살표 하나
- 입력 → 출력
왜 함수는 사람이나 규칙이 아니라 기계처럼 설명될까?
관계가 많아지기 시작한 순간
수학이 다루는 대상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.
- x 하나에 y가 여러 개면?
- 같은 x가 다른 결과를 만들면?
- 상황마다 규칙이 바뀌면?
관계를 말로 설명하는 건 점점 어려워졌다.
그래서 수학은 관계를 단순한 약속으로 묶는다.
함수의 약속은 하나다
함수의 핵심은 아주 간단하다.
하나의 입력에 결과는 하나만 나온다
- 입력은 여러 개여도 된다
- 출력도 여러 개여도 된다 (서로 다른 입력일 때)
하지만 한 입력 → 하나의 출력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진다.

왜 ‘기계’가 필요했을까?
기계로 설명하면 많은 게 쉬워진다.
-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라도
- 같은 입력이면
- 항상 같은 출력이 나온다
함수는 과정보다 결과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긴다.
그래서 함수는 ‘블랙박스’처럼 다뤄진다.
정의역과 치역은 안전장치다
기계에도 사용 설명서가 필요하듯, 함수에도 범위가 있다.
- 정의역: 넣어도 되는 입력
- 치역: 나올 수 있는 출력
아무 값이나 넣으면 고장 나는 기계처럼, 함수도 허용된 범위가 있다.

함수는 계산이 아니라 ‘대응’이다
함수를 단순 계산으로 보면 자꾸 헷갈린다.
함수는 이렇게 생각하면 좋다.
어떤 값이 들어오면 어떤 값이 대응되는가
- 더하느냐
- 곱하느냐
- 제곱하느냐
이건 세부 구현일 뿐이다. 핵심은 대응 관계다.
그래서 함수는 강력하다
함수의 등장은 수학의 시야를 넓혔다.
- 숫자 ↔ 숫자
- 좌표 ↔ 그래프
- 시간 ↔ 위치
- 입력 ↔ 결과
이제 수학은 값을 계산하는 학문에서 변화를 다루는 언어가 된다.

생각하는 중등수학
이 글은 함수 문제를 잘 푸는 법을 말하지 않는다.
대신 이런 질문을 남기고 싶다.
왜 수학은 관계를 설명할 때 ‘기계’라는 비유를 선택했을까?
함수는 사고를 단순화하기 위한 장치이지, 생각을 멈추게 하는 버튼이 아니다.
앞으로도 이 시리즈에서는 그 장치들이 왜 필요했는지를 천천히 따라가 보려 한다.

다음 글 예고
생각하는 중등수학 ⑮ — 함수의 그래프는 왜 그렇게 생겼을까?
식 하나가 왜 저 모양의 선이 되는지에 대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