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각하는 중등수학 ⑥
확률은 왜 직관과 다를까?
확률 문제를 풀다 보면 자주 이런 말을 하게 된다.
“느낌상 이게 더 많이 나올 것 같은데…”
그리고 꽤 자주, 그 느낌은 틀린다.
왜 그럴까?
우리는 ‘패턴’을 찾도록 만들어졌다
사람은 원래 우연 속에서도 패턴을 찾는다.
- 연속으로 앞면이 나왔다
- 이번엔 바뀔 차례다
- 아까 많이 나왔으니 이제 덜 나올 것이다
이런 생각은 자연스럽다.
하지만 확률은 기억이 없다.
동전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다
동전을 10번 던져서 앞면이 9번 나왔다고 하자.
그럼 다음 한 번은?
- 앞면이 나올 확률: 1/2
- 뒷면이 나올 확률: 1/2
이 결과는 이전 결과와 무관하다.
확률은 매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.

‘공평해질 것 같다’는 착각
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.
“지금까지 앞면이 많았으니까 이제는 뒷면이 나와야 공평하지 않을까?”
하지만 확률은 공평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.
공평함은 많은 시행을 아주 멀리서 봤을 때 우연히 드러나는 결과일 뿐이다.
확률은 ‘느낌’이 아니라 ‘경우의 수’
확률이 다루는 건 기분이나 흐름이 아니다.
- 가능한 경우는 무엇인가
- 그중 몇 개가 원하는 결과인가
그 비율이 전부다.
그래서 확률 문제를 풀 때 자주 이런 일이 생긴다.
느낌은 맞는데, 답은 틀린 경우
더 복잡해질수록 더 어긋난다
선택지가 늘어나면 직관은 더 빨리 무너진다.
- 문이 3개일 때
- 카드가 여러 장일 때
- 조건이 하나 더 붙을 때
이때 확률은 차분히 경우를 세지만, 직관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.
그래서 확률은 불편하다
확률은 우리가 기대하는 답을 주지 않는다.
- 시원하지 않고
- 납득하기 어렵고
- 때로는 억울하다
하지만 그 불편함 덕분에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.
“내가 믿고 있던 감각은 언제 틀리기 쉬운가?”

생각하는 중등수학
이 글은 확률 공식을 외우게 하려는 글이 아니다.
대신 이 감각을 남기고 싶다.
확률은 세상을 더 정확하게 보게 만들지만, 덜 편안하게 만든다.
중등수학에서 배우는 확률은 숫자보다 먼저 겸손함을 가르친다.
- 내 느낌은 틀릴 수 있다
- 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하다
-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

다음 글 예고
생각하는 중등수학 ⑦ — 도형은 왜 증명이 필요할까?
눈으로 보면 맞아 보이는데, 왜 굳이 증명을 해야 할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