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각하는 중등수학 ⑦
도형은 왜 증명이 필요할까?
도형 문제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.
“이건 딱 봐도 맞잖아.” “그려보면 바로 알겠는데?”
그런데도 문제는 꼭 이렇게 끝난다.
증명하시오.
왜일까?
눈으로 보는 건 충분하지 않을까?
삼각형을 하나 그려보자.
- 두 변의 길이가 같아 보이고
- 각도도 비슷해 보인다
그래서 우리는 쉽게 말한다.
“이건 이등변삼각형이야.”
하지만 수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.
그림은 상황을 ‘대표’하지 않는다
문제는 그림이다.
우리가 그린 그림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.
- 조금 더 찌그러지면?
- 각도를 바꾸면?
- 길이를 아주 미세하게 조정하면?
눈으로 본 판단은 그 순간의 그림에만 의존하고 있다.
증명은 ‘모든 경우’에 대한 약속이다
그래서 증명이 등장한다.
증명은 이렇게 말한다.
“지금 그린 이 그림 말고,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도형에서 항상 성립한다.”
- 크기가 달라도
- 방향이 바뀌어도
- 모양이 조금 달라도
👉 조건만 같다면 결과는 같다
이걸 보장하는 게 증명이다.
도형은 특히 착각하기 쉽다
도형은 숫자보다 훨씬 직관에 의존한다.
- 평행해 보인다
- 같은 길이처럼 보인다
- 각이 같은 것 같다
하지만 ‘보인다’는 말은 수학에서는 위험하다.

그래서 도형은 말로 설명한다
증명에서 중요한 건 그림이 아니다.
- 어떤 각이 같은지
- 어떤 변이 같은지
- 어떤 성질을 썼는지
이걸 말과 논리로 연결한다.
그 순간, 도형은 그림이 아니라 논리의 대상이 된다.
증명은 귀찮아서가 아니다
증명은 학생을 괴롭히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.
증명은 이렇게 묻는다.
“네가 본 것이 정말 항상 맞다고 말할 수 있니?”
그리고 그 질문에 스스로 책임지게 만든다.

생각하는 중등수학
이 글은 증명 방법을 설명하려는 글이 아니다.
대신 이런 감각을 남기고 싶다.
수학은 ‘보여서 믿는 학문’이 아니라 ‘이유를 들어 믿는 학문’이다.
그래서 도형에서는 특히 증명이 중요해진다.
- 눈은 속일 수 있고
- 그림은 한정적이며
- 말과 논리는 확장되기 때문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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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해했는데도 왜 공식은 남아 있을까?